생활변화관측소와 함께 포착한 요즘의 감각
7월에 뭐하ZINE? vol.7 : 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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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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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 건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다.
필사는 위로와 용기를 담은 문구를 직접 손으로 새기며 감정을 정리하는 리추얼이 됐다.
이 리추얼에는 도구가 필요하고, 노트와 만년필은 감정 회복의 키트가 되었다.
AI가 차고 넘치는 시대, 디지털 디톡스와 도파민 디톡스가 각광받는다.
연필, 종이, 내 손, 사각사각 소리가 결합된 이 아날로그한 필사는
오히려 AI 시대에 가장 유효한 위로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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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X, '필사' 검색 결과 유저 업로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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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필사는 #갓생, #미라클모닝의 상징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영어 단어와 자기계발 문장을 따라 쓰는 것이 열심히 사는 증명처럼 보여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 달라진 점은 필사는 더 이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문장을 따라 쓰며 마음을 다잡고, 감정을 정리한다. 성장을 위한 필사에서 회복을 위한 필사가 된 것. AI가 모든 걸 써주는 세상이라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서툴고 손이 가는 방식에 위로받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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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사에서 중요한 건 #위로 #짧은문장 #문구류
최근 3년간 필사와 관련한 키워드 흐름이 달라졌다. [성공] [영어] [동기부여] 같은 성장 키워드는 줄고 [위로] [용기] [문장] [명언]처럼 감정 중심 키워드가 떠올랐다. 이제 필사는 회복과 감정 정리에 가까운 행위로 보인다. 한편, 사람들이 감정을 쓰기 시작하자 [노트] [문구]와 같은 감각적인 도구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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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metrend, Blog&Community, 2022.01.01 ~ 2024.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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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도구로 가장 주목받는 건 단연 만년필이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감성만으로 펜을 고르지 않는다. "펜에 어울리는 노트는 뭘까?", "어떤 종이가 필기감이 가장 좋을까?" 필사의 경험은 펜을 넘어 종이 사양과 필감의 궁합까지 따지기 시작했다. 취미로 하나 둘 사모으기 시작한 만년필은 책상 위를 꾸미는 소품의 역할까지 한다. 전용 디스플레이 오거나이저를 구매해 나만의 필사존도 만든다. 필사는 점점 더 감각적이고 깊은 취향의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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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만년필', '필사' 검색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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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러닝크루처럼 요즘은 함께 쓰는 필사 크루도 있다. 독립서점, 도서관, 그리고 클래스 공간에 모여 조용히 문장을 따라쓰면서도 은근한 공감과 교류가 오간다. 단체 채팅방에서 매일같이 소통하고, 노션으로 일정을 공유하고 인증한다. 지금의 필사는 아날로그의 탈을 쓴 아주 트렌디한 소셜 라이징 콘텐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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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필사 + 오프라인' 검색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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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뒤처질 현대백화점이 아니다. 만년필 · 잉크 브랜드 '글입다' 팝업은 벌써 여러 차례 열리며 Z세대를 발길을 제대로 붙잡았다. "구경만 하러 갔다가 지갑 털리고 왔다"는 후기도 속출. 특히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열린 팝업은 SNS 언급량을 끌어올리며 부산 지역 20대에 새로운 콘텐츠로 통했다. 조용하지만 감각적인 콘텐츠는 쇼핑을 넘어 경험을 사러 오는 고객을 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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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1985는 '필사공작소'와 함께 필사 클래스를 열었다. 필사를 해보고 싶지만 막막한 사람들에게 그들에게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트렌드에 올라탄 게 아니라 우리 문화센터만이 할 수 있는 라이프 큐레이션의 역할이었다. 어쩌면 이곳이 '필사 크루'들의 아지트가 될지도? (개인적으로... 아니 솔직히 많이 기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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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컴 타자연습 아님. 필사의 무드도 진화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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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도 노트도 없이, 요즘은 키보드만으로 가능하다. '타이핑웍스' 같은 온라인 필사 플랫폼에선 랜덤으로 주어지는 문장을 키보드로 따라 치며 필사를 할 수 있다. 어릴 적 '한컴 타자연습'이 손가락 훈련이었다면, 온라인 필사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 가능한 노트로 주목받는 중이다. 손글씨보다는 덜 부담스럽지만, 몰입감은 그에 못지 않다고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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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타이핑웍스(typing.works) 필사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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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국제도서전 홈페이지, (좌)공식 포스터 (우)티켓 매진 관련 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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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그리고 텍스트의 영향일까?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 이번 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들썩였다. 6월 18일 개막 전부터 티겟 조기 매진, 웃돈 거래, 그리고 전 대통령의 방문까지! 출판시장은 침체되고 독서인구도 줄고 있다는데 아이러니다. 그런데 이 열기는 의외로 20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책을 사기보다 경험하고 반응하기 위해 도서전을 찾는다. 오히려 책과 관련된 부속품(?)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필사, 타이핑, 책 라벨 키링 … 책을 하나의 감정 코드이자 굿즈 소재, 취향을 드러내는 미디어로 소비하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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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보다 문장에, 영상보다 말맛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X(엑스)'와 '스레드'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SNS로 급부상중. 특히 메타의 ‘스레드’는 1년 새 MAU가 170% 가까이 급등하며, 주요 SNS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X는 더 젊고 즉흥적이다. 밈과 감정이 빠르게 쏟아지고, 스레드에선 특유의 반말 모드로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감정을 나눈다. 이 흐름은 AI 시대에 조용히 떠오른 필사 트렌드와 결을 같이하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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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변화관측소와 함께 포착한 요즘의 감각, 뭐하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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